[야구] 의외의 선택 스포츠 월드


- 12경기에서 3승 2패 65와 2/3이닝(전체 20위), ERA 3,56(11위). 볼삼비는 18대 58로 3이 넘고, WHIP도 1.26으로 나쁜 편은 아니죠. 객관적으로 볼 때 외노자 중에서는 전반적으로 7~8위 정도에 해당하는 성적이고, 크보의 구단 숫자가 10개라는 걸 감안해 볼 때, A는 무리더라도 B에서 잘 봐주면 B+까지는 줄 수 있는 투수였습니다. 말이 많이 나온 이닝 소화력도 사실 경기당 5와 1/3 이닝 정도로, 못 봐줄 수준은 아니었고요.

까놓고 말해서 박종훈보다 많은데

기껏해야 3-4 선발 정도(누군가는 5선발급이라고 하던데, 현재 크보에서 다익손 정도나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보이는 투수가 5번째 슬롯에 박혀 있는 팀은 3팀 정도 밖엔 안됩니다)의 성적이라는 평도 있고 실제로도 그게 맞긴 한데, 이 친구의 연봉이 옵션 포함해도 꼴랑 60만 달러였다는 걸 잊으면 안되죠. 더군다나 94년생으로 한창 나이였던지라, 이야기가 많이 나왔듯이 올해만 보고 영입한 투수는 아니었다는게 중론이기도 하고. 결론을 말하자면 6월 초에, 그것도 선발 경기를 눈 앞에 두고서 참수 당할만한 성적이나 기량은 결코 아니었다는 이야기.


- 그런 상황에서 왜 대만을 평정한 그 투수에게 밀려났느냐... 라고 한다면, 두 가지 정도로 봅니다. 첫 번째로는 구단의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져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죠. 시즌의 4할 이상을 소화했는데도 여전히 선두권. 더불어 3위권과의 차이도 어느 정도 벌려 놓은 상태라, 이후로도 충분히 코시 직행 싸움을 벌일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진 모양입니다. 가을 야구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팀과 리즈 제패를 생각하고 있는 팀은 전망과 비전, 전략도 달라지게 마련이고, 또 그게 당연하다고 봐야 할 거고요(종목은 다르지만, 오늘 파이널에서 패배한 NBA 토론토 작년에 보여준 것처럼).

그런 시각에서 볼 때, 아직은 어중간하지만 점점 더 좋아질 투수보다는 지금 당장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좋은 투수를 데려다 일단 올 시즌에 우승을 하자(올 시즌이 감독의 부임 첫 해라는 점도 중요한 부분)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겠지요.


- 두 번째는 첫 번째와도 연관이 있고 사실 이게 핵심이라고 보는데, 그냥 이번 시즌의 리그 흐름이 이전하고는 다르다는 것 때문일 거에요. 지난 수 년간을 기준으로 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평자책 1점대의 투수가 다수 순위권에 포진해 있고, 30H/100R을 찍지 못하면 중심 타자 취급도 못 받던 것이 당연하던 무드에서 대충 30개를 넘기면 홈런왕 경쟁을 해 볼 수 있는 구도가 되었습니다. 변화한 공인구가 만든 어마어마한 효과가 그렇게 리그 전체를 지배하고 있죠. 이전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공이 펜스 앞에서 무난히 잡히는 걸 보면서 타자들이 어이없어 하는 장면이 벌써 6월인데도 여전히 자주 보일 정도로.

단적으로 말해서 다른 투수들도 다 마찬가지지만, 특히 작년에 145이닝 조금 넘게 던지면서 피홈런이 무려 26개였던 앙헬 산체스가, 올해엔 지금까지 75이닝을 넘게 던지면서 단 하나의 홈런도 맞고 있지 않다는 것만 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는거죠(작년보다 나아진 점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홈런공장 문학에서 던지는 건 달라진게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플라이볼 투수라고 해도 이제는 구위가 좋다면 타자들을 예전보다 좀 더 높은 확률로 찍어 누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구속 성애자인 SK 프런트가 사랑해 마지 않는 파워 피처이자, 이닝 소화 능력이 증명된 소사는 그런 변화된 환경에 다익손보다는 좀 더 부합하는 카드였다고 볼 수 있겠죠. 비록 18시즌에 넓은 잠실을 쓰면서도 16개나 되는 홈런을 허용했지만, 같은 잠실을 쓰면서 11개를 허용했던 윌슨이(비록 스타일은 많이 다른 투수라고 해도) 올 시즌엔 단 1개 밖에 맞지 않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고 판단했을 거고.

그게 과연 옳은 생각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겠지요.


- 여하튼 다익손은 참 아쉽게 됐어요.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하면서 나름 열의도 보여 줬었는데(...). 인상도 나쁘지 않았고 말이죠. 기사를 보니 소식을 듣고 울었다고 하던데 참 거시기한게...; 부디 다른 팀에서라도 덥석 물어가서, 이후로도 계속 한국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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