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 간략한 감상 극장, DVD,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 본 건 사실 개봉 당일이었던 어제 저녁. 문화의 날 할인 때문인지 극장에 사람이 득시글 득시글 하더군요. 그래서 자리 위치가 사실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만, 맨 앞줄이라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으니 뭐 감상에 크게 무리는 없었던 수준.

제대로 된 감상평은 언제나처럼, 1번 정도 더 보고 나서 작성하는 것으로.


- 전반적으로 전편(2014년판)에 비해 장점과 단점이 같이 극대화된 느낌의 영화입니다. 좀 더 발전한 괴수들의 움직임이나 관련 연출은 장르 팬에게는 거의 시각적 쾌감에 가까운 만족감을 주지만, 그런 부분을 맞춰줄 이야기의 밀도와 구조는 한층 더 빈약해졌어요(...).

- 사실 스토리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에 결함이 있는 건 아니에요. 물론 헐리우드 애들이 재난물에 가족애를 넣지 않으면 발기가 안되는 난치병에 걸려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의에 매몰되어 있던 인간측 이야기를 가족애를 해법으로 풀어간다는 건 어떤 의미로는 왕도적인 전개고 매우 무난하게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니 그게 큰 무리수였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걸 보여주는 연출, 그리고 편집이 개판이었다는 거죠.

이걸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영화의 절정부인 보스턴의 전투신입니다. 중간까지는, 정확히는 라돈이 등장해서 공중전을 벌이는 멕시코 파트까지는 조금씩 삐걱거리기는 해도 이야기의 큰 흐름 자체는 비교적 무리 없이 잘 굴러 가거든요. 캐릭터의 묘사도 나쁘지는 않고(어디까지나 이 장르의 기준이지만), 위기감을 고조하는 솜씨도 뛰어나고요. 근데 그 이후 그 놈의 어린애(후...)가 폭주하기 시작하면서 시점이 이상해져 버려요. 그렇게 탈선한 시점이 이후로 계속해서 휘청거리면서 보는 이의 시야를 난잡하게 만들고 말죠.

메인이 되는 네 마리의 괴수가 모두 등장해서 싸우는 절정부는 이 영화를 보러 온 주 관객층이 기대했을 부분을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요소로 가득합니다. 파괴되는 시가지, 비장의 기술들을 드러내면서 싸우는 거대 괴수들, 그리고 고전적이면서 왕도적인 파워업과 대역전 등등, 모든 면에서 괴수물 장르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만한 요소로 가득한 부분인데, 문제는 그런 부분 중간중간마다, 정말 아 그래 여기서 조금만 더... 싶은 부분에서 화면 전환이 강제로 되면서 인간들, 그것도 탈선한 흐름에 따라 그대로 굴러다니는 인간들 파트가 나온단 말이죠!


- 마치 정말 재미있는 복싱 경기나, 농구 중계의 4쿼터에서 어느 한 쪽이 다운 된 순간, 혹은 결정적인 3점 슛을 성공시키려는 직후에 갑자기 가족이 미래입니다!라고 분위기를 깨는 음악과 함께 공익 광고가 나오는 거나 다름 없는 느낌인 거죠.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그런 광고는 한 라운드가 끝난 사이사이나 작전 타임 중간중간에 넣는 것이 기본일 터인데, 이 영화에선 그걸 경기 한복판, 그것도 제일 재미있는 부분에서 집어넣는다는 말이죠.

당연히 보는 이들은 감질맛이 나고, 마치 맛있게 먹던 걸 중간에 누가 가져가 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어요. 아주 큰 문제죠... 이 영화가 악평을 받는 이유의 7할은 아마 이 부분의 엉망인 편집에서 기인하지 싶습니다. 그래서 정말 아쉬워요. 미점이 참 많은 영화인데 저런 단점들이 눈을 감고 넘기기엔 너무 커서 계속 거슬리거든요.


- 그렇게 해서 총평은 B에 75~79점 사이 정도. 기대치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그걸 충분히 만족시켰다고 보기는 솔직히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 아주 실망스럽거나 본전 생각이 나는 수준도 아닙니다. 아주 전형적인, 호불호는 극명히 갈릴테지만 장르 팬이라면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영화 되겠네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한 번 정도 더 보고 난 후에.




P.S

감독과 제작진의 빠심이 그대로 느껴질만큼, 구 고지라(고질라 아님) 시리즈에 대한 리스펙트가 곳곳에서 넘쳐나는 작품입니다. 그게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OST고요. 제대로 들어볼 가치가 있는 곡들이 많아서 좋답니다. :D


덧글

  • TA환상 2019/05/30 23:21 # 답글

    영화 중간에 공익광고라니... 무슨 공포인가요... 으으...
  • 나인볼 2019/06/03 22:23 #

    편집만 잘 했어도 평가가 3할은 더 높지 않았을까... 싶은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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