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30경기를 지난 시점에서 스포츠 월드


- 현재의 성적은 20승 1무 9패로 2위 두산과 승차 없는 1위. 백업 내야 멤버 몇몇이 부상을 안고 시작했고, 감독 교체라는 나름대로의 큰 변화가 있었던 팀이라는 걸 생각하면 매우 준수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뭐 하지만 사실 내실을 살펴보면 그다지 좋지는 못하지만요.


- 일단 공격력은 여전히 말 그대로 바닥권. 나름대로 지난 2-3년간 홈런공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놀던 가오가 어딜 가진 않는지, 팀 홈런 수는 어찌어찌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만... 그 외의 지표는 모두 한숨만 나오는 수준입니다. 팀 타율 최하위에 팀 득점과 OPS 모두 9위라는, 현 순위가 믿기지 않는 지표가 그런 꼴을 잘 보여주죠. 2위 두산과 비교한 팀 득점은 무려 50점이 넘게 차이가 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제시되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타코 한 명이 팀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보기에 누군가의 마법(...)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너무나 급하게 교체된 공인구의 변화와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열흘 가까이 일찍 시작한 시즌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맞물리면서, 홈런이 나오기 쉬운 홈구장을 쓰면서 거기에 맞는 타격을 하던 팀이 변화에 맞춰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반적으로 5월 말 정도부터는 꼭 이 팀 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각 팀 타자들의 페이스가 조금씩은 올라올 거라고 봅니다. 물론 그래도 작년까지의 거품 스탯은 불가피하게 다들 좀 빠지겠죠(개인적으론 이 쪽이 오히려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3할에 홈런을 30개는 쳐야 타자가 그럭저럭 사람취급을 받는 리그라는 건 정상이 아니죠)..


- 그렇다고 해서 수비 쪽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팀 평균자책점은 전체 3위, 실점도 두산에 아슬아슬하게 1점 밀리는 3위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저 쪽 LG의 마운드에 비하면 선발 불펜 양 쪽에서 비교우위를 내세울 정도도 아니죠(그 쪽은 0점대 선발이 2명인 판인데;). 그나마 작년에 비해서 에러 갯수가 줄어들면서 소위 클러치 에러가 나오는 빈도도 덩달아 줄어들긴 한 건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불펜의 경우 아직도 조립 중이라는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만, 안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야구를 기사로만 보는 사람들이야 정영일 김태훈의 극강 뒷문(...)같은 헛소리도 시즌 전에는 하던데, 정영일은 작년 시즌 중반 이후부터 구속이 붙으면서 후반과 포스트시즌에서 갑자기 비상한 평자책 5점대 투수일 뿐이고, 김태훈도 시즌 중반 이후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후반에 마무리 자리를 꿰찬 케이스였죠. 즉 둘 다 자리에 딱 맞게 들어갔던 퍼즐 조각도 아니었다는 이야기.
 
그런 상황에서 올 시즌 코칭 스테프는 구속 성애자들답게 하재훈을 비롯한 뉴페이스급들을 전면에 상당수 배치시키고, 김택형을 좀 더 중용하면서 꿈꾸고 꿈꾸던(?), 주축 투수 전원이 평속 145대는 던지는 막강 스터프형 불펜을 완성시키고야 말겠다는 야심을 드러냈습니다만... 정영일이 부상으로 개막에 합류를 못하고, 강지광이 볼질로 나가 떨어지고(지금은 다시 돌아왔지만요), 김태훈이 작년 말의 극강 모드에서 쪼그라들면서 그저 일장춘몽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엇나간 피스들을 계속해서 맞춰보면서 끙껑거리며 만들고 있고, 만드는 중인 그런 불펜이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도 적어도 숫자만은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은 강점이 될 수 있겠죠.


- 그렇게 죽 봤을 때, 솔직히 이 팀이 왜 1위를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는 결론만 나옵니다만(...)... 그냥 결국 20대 0으로 이기건 1대 0으로 이기던 평가는 같은 1승이라는 것이 대답이 될 것 같네요. 강팀에게 이겼다고 해서 2승 주는 것도, 하위권 팀에게 이겨싸고 0.5승을 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전체 승수 중에서 절반이 1점차 승리라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이고,그렇게 어떻게든 이기다 보니 정상에 서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가장 적나라한 지표 중 하나로, 20승 중에서 개막전의 2승을 포함한 5승이 KT 위즈와의 게임에서 얻어낸 승수인데(올 시즌 전승) 이 중에서 두 게임이 1점차 승부였고 다른 세 게임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말 접전이었습니다. 이번 주말 3연전에서도, 세 게임 통틀어 이 똥팀이 얻어낸 점수는 축구단이냐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꼴랑 6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한두 게임은 넘어갔더라도 이상할 게 하나 없었지만, 결과는 어찌어찌 꾸역꾸역 다 이겼죠. - _- 나쁘게 보면 똥줄타는 승리 밖에 못하는 팀이겠지만, 좋게 본다면 접전 상황에서 어떻게든 판을 따낼 힘이 붙었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그런게 경험이고, 우승 경력이라는 거겠죠.

여기에 시즌 극초반 20게임 중 절반이 넘는 14경기를 홈에서 치뤘었다는 점도 상대적인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보고요. 거기에 더해 선발진에서 중간 중간 한 명씩 지뢰가 터지듯 사고를 내더라도 그 뒷번호들이 흐름을 잘 끊어준다는, 선발진에서 강점을 가진 팀이 가지는 메리트가 좋은 방향으로 최대한 드러난 거였다고 봐야겠죠. 몇 경기 불안하던 프랜차이즈 에이스도 슬슬 정신을 차리고 있고, 다익손도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밥값은 하고 있습니다.


- 바꿔 말하면 지금보다는 좀 아래 쪽으로 내려가도 이상하지는 않다는 이야기가 될테죠.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시즌 전에 예상한 성적은 2위 정도였으므로, 언제든 선두에서 굴러 떨어져도 의외일 건 없다고 봅니다. 

일단 상당히 전력면에서 양극화 되어 있는 리그의 상황을 미루어 볼 때(단 지금의 구도가 마지막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절반인 72경기 시점에서 2위 전후의 포지션에 있을 수만 있다면 포시 정도는 확실하게 갈 것 같은데... 당장 주초부터 키움과의 만만찮은 3연전이군요. 그 후에는 상태가 그다지 좋지는 않은 롯데 - 한화 - 기아와의 9게임. 첫 단추를 잘 끼우고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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