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GO] 실망스러웠던 세일럼 태초에 게임이 있었느니라


- 최대한 스포일러를 터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한 챕터를 통째로 써서 만든 2부 예고편. 그나마 잘 만들지도 못했다. 정말 9절 마지막까지 '설마 이게 다는 아니겠지...'라고 반신반의하다가, 에필로그 뜨면서 성배(보물상자) 아이콘 나오는 거 보고 제대로 어이상실.

혹시 2부 같은게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프리퀘스트까지 다 끝냈지만 나오는 건 그냥 추가되는 극중극 하나 뿐. 이건 뭐 파판 5에서 엑스데스와의 첫 전투에서 이기고 나니 엔딩 뜨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봐야... 아니면 원래 분량은 160~170분 정도인데, 극장 흥행을 위해 여기저기 다 잘라내고 110~115분짜리 버전만 남은 영화를 보는 느낌.

영화는 감독판이라도 나올 수 있지 이건 것도 아니잖아...


- 본편 안에서 제시된 키워드 중에 제대로 사용된 건 절반이 채 될까말까하고, 나머지는 이야기의 전개 속에서 단서가 올바르게 제공되질 않아서 뜬금없게 느껴질 뿐이다. 이러저러한 걸 알고 보면 이해가 된다... 라며 웅앵웅 실드치는 애들도 있던데, 늘 이야기하지만 본편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별개의 작품이나 외부의 자료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 그건 엄밀히 말해서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로서는 실패한거나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본편은 본편 안에서 제공된 이야기와 단서들을 통해 대부분의 전개와 내용이 완전히 이해될 수 있어야 되는 거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그 이상의 부분은 특정 유저층이 재미를 좀 더 느끼기 위한 부가적인 요소가 되야 맞는거지. 이건 호갱님 설정집 안 사면 이해 못하는 이야기에요 데헷, 이거랑 뭐가 다른지?

진짜 책임회피도 정도껏이지...

텍스트는 양만 많지 상당 부분이 본편과는 그다지 큰 관계도 없는(여러가지로 그냥 제작진이 '이런 것도 한번 해보고 싶었음 히히히'라는 마인드로 만들었다고 밖에 안 느껴지는) 극중극 분량이라 웃음을 좀 준 걸 제외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음. 사상 최대의 분량? 응, 사상 최대의 분량...^^ㅗ

아니 진짜, 7절까지 하루씩, 차츰 차츰 퍼지는 광기를 잘 묘사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놓고 마지막에 뭐하는 짓이냐고, 그게. 그러다 보니 샹송같은 캐릭터는 대체 갈수록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보면서 금방 이해하기가 힘들잖아. 지문 전체 다시보기를 제공하는 게임도 아니고...


- 텍스트 + 반복되는 전투가 게임의 전부인 페그오라는 물건의 구조상, 필연적으로 어떻게 되던 간에 전투가 들어갈 수 밖에 없고 그 안에서 그래도 의미없는 전투가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본편 5장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문제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는 건 좋지만, 곁가지 이야기를 많이 늘린다고 해서 짜임새가 생기는 건 아니다. 극중극 안에서 반복되는 전투는 유머 코드로서는 작동하지만 본편의 흐름을 늘어지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 결과적으로 그런 여러가지 부정적 요소들이 섞이면서, 설정덕후&캐릭터 덕후 양자를 잘만 만들었으면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을 시나리오가 역대급 용두사미로 끝나버렸음. 좀 신랄하게 말하면 이 시나리오 끝나고 남는 건 마슈의 새 이미지랑 애비개일의 보구 연출밖에 없다(...).

누군가는 크툴루 TRPG 리플레이라는 느낌으로 만든 시나리오 같다고 하던데, 끝나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진짜 그런 느낌이 있음. 뭐 그런 류 TRPG에서 엔딩 이후 남는 찜찜함을 묘사하는데는 성공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그런 걸 볼려고 이 게임을 한 건가? 그거 보려면 니코동을 가고 말지;

3장을 워낙에 재미있게 해서 그런지, 그 반동으로 실망이 더 큰 것 같기도 하고.





P.S

여하튼 이렇게 해서 아종특이점도 끝. 나중에 쓰려고 정리해 둔 본편의 각 장 평가도 포함해서(제대로 해보지 못한 세라프는 제외) 지금까지 끝낸 시나리오들의 순위를 매겨보자면...



1. 6장
2. 7장, 검호
3. 3장, 5장, 종장
4. 신주쿠
5. 1장, 세일럼
6. 2장, 아가르타
7. 4장


1위와 2위권의 차이는 개인적인 취향일 뿐, 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본다.

이렇게 보니 짝수 장의 저주를 피해서 간 건 6장 뿐이군. 오오 원탁 오오...ㄱ-



덧글

  • 무명병사 2017/12/06 22:00 # 답글

    한그오도 슬슬 불안...
    사실 CCC부터 뭔가 이상했고, 용두사미 삘이 나긴 했죠.
    ...걍 1부로 끝냈어야 했어요.
  • 나인볼 2017/12/07 20:00 #

    아종에서도 신주쿠와 검호는 괜찮았으므로, 그냥 짝수 장의 저주라고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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