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권신 극장, DVD,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새겨 들으시오.

전장에서 적을 만나면 칼을 뽑아야 하지만 조정에서 적을 만나면,


웃으세요.


정치하는 사람의 칼은 칼집이 아니라, 웃음 속에 숨기는 것이오."







무인시대에서 고 김흥기 씨가 열연했던 정중부, 같은 드라마의 최충헌(김갑수), 대조영의 연개소문(김진태), 추노의 이경식(김응식), 대왕 세종의 하륜(최종원) 등등.

이렇게 사극 계보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극을 휘어잡았던 권신 캐릭터들은 모두 뭔가 차별화되는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배우의 연기력과 어우러지며 이후로도 오래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되었던 것이고. 그리고 이런 캐릭터들이 힘을 발휘했던 드라마들은, 개별적인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 호평받았다는 점에서 그들이 끼친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정도전'의 이인임도 그렇다. 이 캐릭터의 우아한 느낌까지 드는 어휘와 그야말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정치의 기술'이 뭔지 보여주는 대사 속에서, 드라마는 중심이 잡히고 몰입감을 얻고 있다. 박영규 씨의 캐릭터 해석이 워낙에 탁월한 덕에, 이인임이 등장하는 신은 하나하나가 그림이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 불안한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정도전'은 평가받을 가치가 있다.






P.S


그나저나, 정몽주의 사랑이 너무 그윽하게 묘사되서 거의 개그소재급(...).

얼굴만 봐도 화색이 돌면서 '사 삼봉짜응 ㅠㅠ'이라고 외치는 모습이라니, 허허허...




덧글

  • oldman 2014/02/08 23:46 # 답글

    이인임의 존재만으로도 이 드라마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다만 이인임 몰락 이후에 극 중심을 어떻게 잡을지도 걱정인데 다행(?)인지 몰라도 이성계의 유동근씨가 그 다음 바톤을 이어받을 것 같기는 합니다.

    좋은 드라마의 요건 중에 주인공의 상대 역할을 단순한 찌질이 악당으로 그리는게 아니라 나름대로 품격있는 경쟁자로 묘사한 것에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정도전의 이인임은 그 요건에 충족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영규의 연기포텐이 빵빵 터지는 것만으로도 이 드라마를 본방사수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질풍의랩소디 2014/02/09 00:41 # 답글

    박영규씨 인생연기...;ㅁ;
  • ㅇㅅㅇ 2014/02/09 07:29 # 삭제 답글

    이제 더 이상 미달이 아빠가 아니야!
  • 즘생 2014/02/09 10:36 # 답글

    그러니까 정도전 나오면 재미가없고 이인임과 이성계가 나오면 재미있다는 그 드라마 정도전!?
  • 을파소 2014/02/09 14:10 # 답글

    정말 이 드라마의 일등공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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