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의 신간] 백성귀족 - 1권 카툰 에세이







발매 다음 날 사서 봐 놓고 지금에야 올리는 리뷰. 이건 다 몇 번 더 읽고 난후 제대로 된 리뷰를 쓰려고 했던 제 갸륵한 마음입니다. 그런 것임(...여러분 이거 다~ xxxx(...)).

여튼(?) 아라카와 히로무 여사, 일명 소여사의 신작인 '백성귀족' 되겠습니다. 농가 에세이라는 말에 일부에선 '뜬금없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사실 강철연 작중에서도 본문, 보너스 만화 등에서 몇 번이나 농사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었었고 그 속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목소리도 낸 적이 있었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론 그다지 뜬금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오히려 '한번 쯤 제대로 나오면 재미있겠다' 싶었던 이야기가 나와서 만족스럽습니다. :)

내용 자체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이어지는 농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고, 그리고 그 안에서 겪었던 일들을 풀어내면서, 그것이 현재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담백하게, 직설적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허나 주제나 형식은 좀 달라도, 강철연이 그랬듯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타일은 이 '백성귀족'에서도 똑같지요.

비유하자면 주자나 상대 타자 스탯 같은 거 신경 안쓰고 그냥 자기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뻥뻥 던져서 꽂아대는 정통파 투수 같은 느낌이죠. 여러가지 '눈치'를 볼 만한 요소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실어서 가감없이 스트레이트로 전달하는 방식. 파악하는게 결코 만만하진 않지만, 덕분에 앙금이 쌓이지 않고 시원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여사의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다만 강철연과는 달리 이 쪽은 강철연 뒤에 붙어 있던, '보너스 만화'를 크게 확장해서 연재하고 있는 느낌이라 분위기 자체는 대부분 유쾌하다는 차이는 있지요. 그래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스타일은 언급한 것처럼 거의 비슷하니만큼, 익숙한 느낌으로 볼 수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개그로 분위기를 환기 시키면서도, 추가 기울지 않을 정도로 진지한 이야기도 풀어 내기에 마냥 가벼운 작품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점도 비슷한 포인트고요(물론 아무래도 이 쪽은 에세이 형식이기에 심각함이 조금은 덜하지만).

버터 파동(실제로 몇 년전에 일본이 겪었던 일이죠. 국내 웹에서도 검색하면 나옵니다)으로 인한 울분으로 홋카이도의 독립을 주장하는 건 분명한 개그지만, 그 안에서 언급하는 각종 데이터와 이야기들은 식량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 볼 만한 요소들을 제공합니다. '가축은 상품이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도, 그 처우에 대해 납득해지 못해 갈등하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에선 작가의 심리 변화가 생생하게 전달되지요. 마지막은 너무 심각해지지 않도록 개그로 마무리하지만 말이죠. :3

이렇듯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그 속에서 할 말은 솔직하게, 확실하게 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양자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어서 에세이로서의 질과 만화로서의 재미 양쪽를 꽤 높은 수준에서 모두 가지고 있어요.

더불어 자신이 농업에 종사했었다는 것과 홋카이도 출신이라는 사실에 대해 가지는 은근한 자부심(후자의 경우는 애향심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을 그늘 없이, 당당하게 어필하고 있는 점도 보다 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왜곡 없이, 빗나간 목적 없이 드러내는 자부심은 타인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거든요. 오히려 기분 좋은 공감이나 동의를 이끌어내죠. 그런 점에서도 꽤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백성귀족'은 꽤 잘 나온 물건이라는 이야기. 크고 아름다운 가격(...)은 좀 부담스럽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하고도 남는 물건입니다. 페이지 수는 좀 아쉬워도 내용은 꽉 차 있어서 허하다는 느낌은 없죠. 강철연의 고정 팬들에게도, 그리고 강철연을 접하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자신있게 '질러라!'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덧글

  • Hdge 2011/05/14 00:23 # 답글

    산 보람이 있는 만화입죠. 누가 읽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아버지께 추천했으나 글자가 난잡해서 읽기를 거부하셨다는......크흑)
  • 천미르 2011/05/14 18:14 # 답글

    테르마이 로마이와 같이 질렀는데 근래 산 코믹스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현재 은수저를 연재 중이시라 백성귀족 2권의 발간은 불투명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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