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두견새가 울 때까지 때를 기다리는 너구리.
by 나인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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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박] 베요네타 노멀모드 클리어! 그리고 하드 모드 달리는 중.


1. 그냥 달렸으면 15시간 전후로 클리어했을테지만, 막판 남겨놓고 이거저거 얻는답시고 시간을 좀 끈 탓에 결국 노멀 클리어 때의 플레이타임은 19시간 정도. 그리고 현재는 33시간(...). 아무리 하드모드 시간이 들어가 있다고 해도, 일직선 진행의 액션 게임을 이렇게 오래 붙들고 있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일단 패드를 잡으면 놓기 힘들다', 이 게임에 딱 어울리는 말 같습니다.

덕분에 먹을 것도 많은 와우가 봉인 상태...ㅠㅠ



2. 게임 시스템은 결국 크게 보면 뷰티풀 죠 + 데메크 정도(크리에이터가 이 물건들의 아버지니 뭐 =_=). 허나 아류작이라기보다는, 두 작품의 장점만을 잘 살려서 버무린, 어떤 의미론 데메크 1의 진정한(좋은 의미의) 후계자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전투의 기본은 단순한 버튼 연타의 반복인데도, 각종 테크닉을 이용한 콤보의 바리에이션이 엄청난데다 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만의 '밥줄패턴'을 만들어 플레이 스타일을 확립해 나가게 되는 탓에(더불어 무기가 추가되어 가면서 이게 갈수록 업그레이드(?) 되고), 오랜 시간 굴려도 루즈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어떤 의미론 이게 이 게임 최대의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더불어 이렇게 기본적인 조작 체계 자체가 잘 짜여져 있는데다, 공격시의 호밍 성능이 상당히 뛰어나서(락온의 스트레스에서 어느 정도 해방된다는 소리) 조금만 익숙해지면 시점의 압박에 구애받지 않으며 시원스럽게 팍팍 데미지를 넣을 수 있다는 것도 속도감과 몰입도를 더해주는 좋은 요소가 됩니다. 여기에 콤보 유지의 재미까지 더해지면 정말 무아지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손을 움직이게 되는 상황까지 오더군요.

적어도 조작과 몰입도 면에서는, 액션 게임으로서는 거의 완성에 다다른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조작의 미점을 120% 살려주는 연출도 만점. 위치 타임 -> 띄우기 콤보 -> 막타 토쳐 어택의 쾌감은 정말 굴려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특히 토쳐 어택은 이 게임을 흥겹게 해주는 백미 중 하나라고까지 생각될 정도에요. 위치, 상태, 그리고 적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데다(소문이 자자한 여천사 '조이'에게 날리는 삼각목마 공격(...)은 17세 미만 관람불가), 시각적 쾌감이 대단해서 굉장히 고어한 연출임에도 보면서 낄낄거리며 즐길 수 있죠(타란티노표 영화를 보는 기분?).

각 보스전의 구성과 파트 연출도 굉장히 훌륭해서, 거대 보스를 정말로 '공략해 나간다'라는 느낌을 주는 탓에 그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챕터 7이나 챕터 13의 보스전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긴 전투인데도 지루함 따윈 느낄 새가 없을 정도죠. 피니시로 대마법 공격을 날릴 때 쯤 되면 걸레짝이 된 보스를 보면서 절로 입가에 미소가 감도는 게...(...)

더불어 발두르에게 날리는 총알 피니시라거나, 스텝롤로 페이크를 한번 쳐놓고(;) 계속 이어지는 게임 진행이라던지, 무려 엔딩 중간중간에 이어지는 랭크가 매겨지는(!) verse 등등, 비단 전투에만 국한되지 않고 제작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연출이 곳곳에 넘쳐 흘러서 그걸 즐기는 것 만으로도 본전은 뽑는다고 생각될 정도죠. 데메크나 뷰티풀 죠에서 보여줬던 연출 센스를 카미야 씨가 잘 갈고 닦아 이전 원숙 그 자체로 만든 것 같습니다.



4. 물론 주인공인 베요네타 씨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매 전엔 쩍벌녀, 거미녀, 주책 아줌마 등등으로(;) 취급받으며 혹평을 들었지만, 발매 후에 게임을 즐겨 본 사람들은 누구도 그런 소릴 하지 않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orz 단순히 섹시함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나 연출, 스토리 전개에 따른 분위기 등이 정말 보다 보면 뒤로 넘어갈 정도로 유쾌하고 즐거워서 눈을 떼기가 힘들 정도에요. 어떤 의미론 정말 제대로 된 Bitch(...) 캐릭터. 하아하아... 'ㅁ'



5. 시나리오는 극히 평범. 득점을 줄 만큼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감점할만큼 못나지도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문자 그대로 우주로 날아가는 전개(?)에선 좀 뿜었지만, 깔아둔 설정이나 세계관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폭주(...)니 딱히 문제될 건 없고 말이죠. 다만 잔느의 포지션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보다 보면 그녀의 행동에 당위성이 좀 없어 보인다던가, 발두르 아저씨가 너무 갑툭튀한다건가 하는 점은 옥의 티.



6. 숨겨진 요소가 워낙에 많은데다 챕터별로 랭크에 집착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놓은 게임이라, '할거 다 했다' 소리가 나오려면 정말 50-60 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쏟아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잔느의 선택 조건부터가 이미 노멀 이상의 난이도 중 하나를 골라 올 플래티넘(...죽어라 애써도 골드 어워드만 나오지만 orz) 이니 말 다했죠. 도전과제를 다 할때 쯤 되면 뽕을 다 뽑고 털어먹을 수준까지 갈 것 같네요. 플레이 시간을 늘이기 위해 고심한 티가 역력히 납니다.



7. 거의 칭찬 일색이었지만, 물론 단점이 아주 없지는 않아요. 역시 가장 큰 단점으로 생각되는 건 일부 시나리오가 너무 길어서 하다가 지친다는 점. 특히 챕터 3이나 5, 9, 15 등은 중간보스급 천사들이 너무 많은데다 '아 이쯤이면 좀 끝나야지'라는 시점을 몇번이나 지나면서 계속 이어지는 탓에, 억지로 늘여놨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시원시원하고 화려한 스타일리시 액션을 기본 포인트로 잡은게 이 게임이라는 걸 생각하면, 유저에게 이런 괴로움을 준다는 건 분명 마이너스 요소라고 밖엔 생각하기 힘들죠. 더군다나 저런 챕터들은 알프하임까지 중간중간에 숨겨진 verse로 끼어 있는 탓에, 랭크 작업을 하다보면 정말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어요.

비슷한 케이스로 챕터 8의 바이크 미션이나 14의 미사일 슈팅게임(?)도 똑같습니다. 너무 길어요. 특히 14의 경우에는 하다 보면 긴장감 이전에 '대체 언제 끝나나'...라는 생각만 드니까요. 더군다나 그렇게 사람을 지치게 만들어놓곤 이어지는 건 비중감 120%의 전투인 잔느와의 최종전...orz 구성의 묘를 살리지 못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부분들만 아니었다면 정말 '완벽한' 게임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텐데요, 츱츱.



8. 그래도 위의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장점들이 언급한대로 넘쳐나는 만큼, '올해 해본 게임들 중 최고'라고 하기엔 조금의 부족함도 없습니다.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서 98점 내지 99점 정도? 캐릭터와 조작감, 연출력, 그리고 센스가 어우러지면서 정말 괜찮은 물건이 나왔군요. :) 무리하면서 카드로 긁고, 기계까지 친구한테 빌려가며 난리쳤던 보람이 있습니다(...). 엑박 유저시라면 망설임 없이 구입하셔도 후회는 없지 싶네요.





다음 글은 하드 모드 클리어 후에~

by 나인볼 | 2009/11/07 21:21 | 태초에 게임이 있었느니라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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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edineki at 2009/11/07 22:15
가장 아쉬운건 카메라 시점이지요.
케릭터가 보는 방향으로 시점이 향하게 되니 뒤에서 때리는것을 못보니 감으로 피하고...어휴
Commented by 나인볼 at 2009/11/27 10:30
액션 스타일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봅니둥. 고로 용서, 용서.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11/07 23:01
올해 마지막의 킬러 타이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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